회사에 다닌 지 10년째 되는 해이다.

정확하게는 6월 10일이 만 10년 되는 날이다.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회사는 나에게 많은 것들을 주었다.

1. 젊은 날 2,000cc 승용차를 주었다.

 

27살 사회 초년생에게 자가용이 웬말인가.

회사의 영업용 장기렌터카는 업무외 시간에도 자차처럼 사용할 수 있는 큰 혜택이었다.

그렇다고 차 구입과 유지에 들어갈 비용을 고스란히 저축한 것은 아니었지만,,,,

2. 적지 않은 임금을 주었다.

 

입사 초봉이 세전 3,800만원이었다.

대기업 계열사에, 300만원에 가까운 월급은 근자감의 이유있는 근거였다.

3.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배웠다.

 

영업을 하면서 결국 사람과의 관계가 중요함을 알았다.

그 관계를 쌓는 것이 어렵고, 유지하기는 더 어렵고, 배신은 너무도 쉽다는 것.

4.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들을 만났다.

 

탄탄한 회사를 다닌 덕분에 지금의 훌륭한 아내와 어여쁜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지방에서, 서울 소재 대기업의 지점 근무자로 살아간다는 것.

그것은 나름대로의 특권이었다.

지방 소재 중소기업 보다는 연봉도 높고, 명함의 무게도 달랐다.

 

지난 주 금요일 오후,

거래처 요청으로 창고에서 물건 정리를 돕던 와중에

직원의 지게차 조작 실수로 가볍지 않은 사고를 당했다.

약 2톤 무게가 실린 파레트에 압착 당해 오른발 아킬레스건에 작지 않은 손상이 온 것이다.

짧은 순간동안 기절했던 것 같다.

너무 아팠고, 그 찰나에도 내 다리가 잘못되면 앞으로 어떡하지 라는 걱정이 컸던 것 같다.

난생처음 119 구급차를 타고 급히 시내의 종합병원 응급실에 갔다.

엑스레이 촬영 결과 뼈에는 이상이 없었다.

그리고 다시 MRI 사진을 찍어 아킬레스 건에 손상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의사선생님은 완전 깁스를 하고 한 일주일 쉬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회사 눈치가 보여 반깁스를 하기로 하고

입원을 하지 않았다.

너무나 바보같은 나.

이 나이 먹도록 회사 눈치를 보고 있는 나 자신이 한없이 무능력하게 느껴진다.

그래서 아내와 아이들에게 너무나 미안하다.

내일 입원을 해야할 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회사가 평생 내 밥벌이가 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언젠가는 이 회사를 떠나야 할 것인데,

그때 내 다리가 아프면 어떡하지?

 

치료에 전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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